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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북적대는 여행지는 이제 그만!

한국인들, 여행 참 많이 간다. 세계 어느 곳을 가도 한국인들로 북적인다. 유럽, 미국, 아시아 할 것 없이 가보지 않은 곳이 없다. 최근 떠오르는 지역이 동유럽이다. 동유럽 중에서도 해안도로가 아름답기로 소문난 크로아티아, 어떤 곳일까?

크로아티아는 유럽인들에게는 잘 알려진 여행지다. 이 나라는 1,700km의 해안선을 가진 천혜의 관광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지중해와 중부유럽을 연결하는 지점에 있어 지중해성 기후를 보인다. 크로아티아의 남부 해안 도시들에서는 10월까지도 수영을 즐길 수 있어 휴양지로도 인기 만점이다. 하지만 막상 크로아티아 여행을 계획하고 나서 서점을 찾아가면 제대로 된 한국어 여행 책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만큼 크로아티아는 한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크로아티아의 기본 정보와 함께 대표적인 여행도시 스폴리트, 두브로브니크와 수도 자그레브를 알아보자.

크로아티아 여행의 최적기는 5월에서 10월까지다. 최대 성수기인 6월에서 8월 사이에 여행계획을 잡았다면 미리 숙박을 예약해 두는 것이 좋다. 한국과 크로아티아는 비자 면제 협정이 체결돼있다. 한국 여권을 갖고 있다면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으며, 최대 90일간 체류할 수 있다.

크로아티아의 화폐는 쿠나(Kuna)로 표시된다. 환전은 은행이나 우체국, 환전소 등에서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스플리트나 두브로브니크처럼 관광객이 많은 도시에는 사설 환전소도 많이 있고, 유로를 직접 받는 상점이나 호텔도 있다. 2013년 5월 말 현재의 환율은 미화 1달러에 5.85KN로, 크로아티아 화폐 1KN에 한화 191원 정도다.

교통비와 식사 등의 일반적인 물가는 한국과 비슷한 편이지만 숙박비는 꽤 비싼 편이다. 슈퍼마켓 기준으로 물 500ml가 4.99KN, 콜라 500ml가 6.99KN다. 맥도널드 세트메뉴는 23~25KN, 숙박비는 성수기에 별 한 개짜리 호텔이 100유로가 넘는 경우가 많다. 저렴하게 여행하고 싶다면 민박이나 호스텔을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크로아티아는 남동부 유럽에서 치안상태가 가장 양호한 나라다. 관광지로 각광받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치안을 확보하려고 적극 노력한다. 아름다운 해안도로로 유명한 만큼 철도보다 도로망이 잘 발달했다. 자금에 여유가 있는 여행자들이라면 차를 렌트해서 다니는 것도 좋다. 국내에서 타보기 힘든 외제차를 마음껏 누려볼 기회다.

유럽 최고의 휴양지, 두브로브니크

두브로브니크는 크로아티아의 남쪽 끝 딜마티아 해안에 자리 잡고 있다. 아드리아 해의 휴양지에만 해마다 1,000만 명이 넘는 서유럽 사람들이 몰려든다. 두브로브니크는 이 중에서도 첫손가락에 꼽히는 곳이다.

영국의 시인 바이런 경은 두브로브니크를 ‘아드리아 해의 진주’라고 불렀다. 영국의 유명 극작가 버나드 쇼는 “지상에서 천국이 어떤지를 미리 맛보려면 두브로브니크로 가라”는 찬사를 보냈다. 이곳의 가치를 알려주는 가장 유명한 일화는 프랑스 학술원장 장 도르메송의 ‘두브로브니크 지키기 운동’이다. 1991년 구 유고슬라비아 연방이 해체되며 독립을 선언한 크로아티아를 세르비아가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두브로브니크도 포화에 휩싸이게 된다. 그러자 장 도르메송은 “유럽문명과 예술의 상징적 도시인 두브로브니크가위기에 빠져있는데 도대체 유럽의 나라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질타했다. 장 도르메송은 두브로브니크 앞바다에 배를 띄우고 도시를 지키자며 전 세계에 호소했다. 그의 이런 노력은 세계를 감동시켰다. 이후 두브로브니크는 유네스코의 지원 아래 복원돼 아름다운 모습을 지켜냈다. 자기의 조국도 아닌 도시를 프랑스의 석학이 발 벗고 나서 지킨 것이다.

두브로브니크가 아름다운 것은 해안가 때만은 아니다. 총 길이 2km, 높이 20여m의 성벽으로 둘러싸인 구시가지는 전체가 UNESCO 세계문화 유간(1979년 지정)이다. 아름다운 성벽이 마치 커튼처럼 대리석 가도와 고풍스러운 빌딩을 단단하게 둘러싸고 있다. 건물도 고딕에서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까지 무척 다양하다. 아기자기한 구시가지 전체가 마치 대형 박물관 같은 느낌을 준다.

외부에서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입구인 필레게이트를 지나 구시기에 들어서면 플라차 거리가 등장한다. 플라차 거리는 양쪽에 레스토랑과 카페, 선물가게, 은행 등이 들어서 있는 번화가다. 거리의 석회석 바닥은 17세기에 깐 것이다. 지금은 오랜 세월 무수한 사람의 발길을 거치며 대리석처럼 반짝반짝 빛나 색다른 운치가 느껴진다.

이밖에 오노프리오 분수, 프란체스코 수도원, 성블라이세 성당, 스폰자 궁전, 롤링의 기둥, 렉터궁전, 두브로브니크대성당 등 많은 볼거리로 가득하다.

로마 황궁이 있는 스플리트

스플리트는 크로아티아의 수도인 자그레브 다음으로 큰 제2의 도시다. 두브로브니크로부터 북쪽으로 150km 거리에 있으며, 스플리트 해협과 카스텔라만 사이의 반도에 자리 잡고 있다. 스플리트는 아드리아 해의 쪽빛 바다와 반짝반짝한 하얀 대리석이 깔린 해변 산책로, 해변에 늘어선 지중해의 야자수, 쭉 늘어선 노천카페로 유명한 휴양지다. 유럽에서 일조량이 많은 도시여서 일찍부터 휴양도시로 사랑받았다.

스플리트는 전형적인 고대 로마 도시로도 유명하다. 이 도시는 졸병 출신으로 황제 자리까지 오른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 덕분에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는 자신의 재위 중에 스플리트에 황궁을 세웠다. 황제가 공들여 건축한 황궁은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 이다.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 황궁은 현존하는 로마유적 중 가장 훌륭한 건축물로 손꼽힌다. 궁은 높이 25m의 성벽으로 둘러싸여 요새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궁전 내부는 동서와 남북으로 도로를 교차시켜 4부분으로 나뉜다.

유럽의 궁전들은 일반적으로 원형에 가깝게 보존되거나 박물관 등으로 이용된다. 이런 광경이 익숙한 사람들에게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의 현재 모습은 당황스럽다. 황궁은 현지사람들의 일상생활 무대로 쓰이고 있다. 궁전 안의 미로 같은 좁은 골목에는 바, 상점, 식당들이 줄지어 있다. 상점, 호텔, 카페 등으로 사용되는 건물은 200개에 이르며 거주자도 3,000명이나 된다. 관광객의 머리 위로 빨래가 널려 있는가 하면 창가에서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할머니들도 눈에 띄니 이색적이다.

여기에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 7세기, 인근 살로나의 로마인들이 슬라브족에게 밀려 스플리트로 도망쳤다. 스플리트에 입성한 로마인들이 안전하게 거주할 수 있는 곳은 궁전뿐이었다고 한다. 로마인들은 궁전의 높은 담장 안에 방어벽을 세우고 거주했다. 그 후예들이 아직 궁전 내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 밖에 아름다운 종탑이 있는 도미누스 대성당, 궁전에 꾸민 시 박물관이 볼거리다. 도미누스 대성당은 전기 로미네스크 양식의 건축물이며 아드리아 해 연안지역에서 몇 안 되는 귀중한 작품으로 꼽힌다. 이곳에서 궁전의 아름다운 경치를 조망할 수 있다. 시 박물관은 파필리체(Papalice) 궁전을 복원한 곳이다. 궁전의 마당은 작지만, 매우 운치 있다. 건물의 겉모습은 잘 보존돼 있고 내부는 원래의 모습으로 완벽하게 복원해 그림과 과거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

자그레브는 자그레바치카 산과 사바 강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도시는 13세기 당시 투르크의 공격을 막기 위해 성벽을 쌓은 그라데츠 마을과 16세기에 요새를 만든 카프톨 마을이 통합해 만든 도시이다. 1093년 로마 카톨릭 주교관고가 되면서 유럽의 역사에 처음 등장했고, 오스트리아 헝가리 이중제국의 오랜 지배를 받았다. 19세기 이후 동서 유럽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로 성장해왔지만 1991년 이후 유고 내전이라는 비극적인 전정을 겪기도 했다.

자그레브는 아드리아 해안도시에 비해 다소 소박하지만 다정다감한 분위기를 풍겨 관광지로 손색이 없다. 자그레브 관광은 번화한 시내 중심의 반 옐라치치 광장에서 시작된다. 이 광장은 현대적인 건물과 고풍스러운 건물에 둘러싸여 있다. 시민이 가장 사랑하는 만남의 광장이자, 관광객들의 휴식공간이다.

자그레브의 건물들은 아름답다. 그중에서도 고풍스러운 향기를 내뿜는 고딕 양식의 대성당이 유명하다. 대성당의 쌍둥이탑, 13세기의 작품인 프레스코와, 르네상스 양식의 의자와 계단, 벽에 새겨진 상형문자가 볼거리다.

대성당 길을 따라 올라가면 노천광장에서 열리는 중앙시장이 나온다. 도시에서 크로아티아의 삶과 시민의 모습을 직접 느껴보고 체험해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시장은 새벽에 열려 오후3~4시까지 영업한다. 도시의 분주하고 활기찬 모습을 보고 싶다면 아침 일찍 들르는 것이 좋다. 이 외에 돌의 문, 성 마르코 성당, 미마라 박물과 자그레브 고고학 박물관 등의 볼거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