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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의 향을 품은 꿀 막걸리 홍대 '월향'

여름의 끝자락, 벌써 한 해의 절반이 지나갔다. '무얼 하고 보냈나'하고 지난 반년을 더듬어 보니 어쩐지 마음이 허해진다. 이뤄야 할 것은 많은데 이뤄놓은 것은 없고, 신년에 계획했던 일들도 흐지부지다. 이럴 땐 허물없는 친구들과 모여 한 잔 술을 기울이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여성들이 갈만한 깔끔하고 맛있는 술집은 의외로 많지 않다. 그런 여성들에게 과감하게 홍대 막걸리집 '월향'을 추천한다. 달콤하고 다양한 막걸리와 고급스러운 안주, 모던한 분위기까지 1석 3조의 매력을 갖춘 그곳, '월향'을 지난 주말 찾았다.

깔끔하고 모던한 분위기의 막걸리집

최근 여성 고객을 타겟으로 한 다양한 술집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아기자기한 소품을 활용한 맥주 가게부터 세련된 인테리어로 눈길을 사로잡는 사케 가게까지 종류도 다채롭다. 지나는 거리를 유심히 보기만 해도 여성들을 유혹할만한 가게들이 거리에 즐비하다. 하지만 안주부터 술의 맛과 분위기까지 만족시키는 공간은 많지 않다.

홍대 '월향'은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로 남녀 모두가 좋아할 만한 모던함을 갖췄다. 여기에 요리집 버금가는 안주와 막걸리 마니아라면 한 번쯤 거쳐 간다는 탐나는 술 맛 역시 '월향'을 찾게 만드는 요소다. 최근에는 외신 'NHK'와 'CNN'에 소개돼 '월향'을 찾는 외국인 손님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1호점 '월향'은 홍대 카페 거리에 위치한다. 벽면은 '월향'하면 떠오르는 '달'의 이미지와 '막걸리'의 노르스름한 색을 살린 '노란색'이 주를 이룬다. 그 외에 다홍색, 연두색 등 진하지 않은 원색이 함께 어우러져 밝고 모던한 느낌을 준다. 이곳은 원래 흡연실과 비흡연실로 양쪽이 나뉘어 있었다. 하지만 7월 모든 술집에서 금연하도록 법이 바뀐 이후부터는 전부 비흡연실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홍대 경남예식장 근처에 2호점이 오픈해 운영 중이다. 2호점은 일반 주택을 개조하여 만든 곳이다. 1호점과 마찬가지로 '노란색'을 띄는 외관이 첫인상부터 '와'하는 감탄사를 내뱉게 만든다. 2호점은 홍대 카페 거리 한 건물의 2층만을 사용하고 있는 1호점보다 더 여유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지어졌다. 이날 에디터는 '월향'의 오리지널리티를 만나고자 1호점을 방문했다.

다양한 막걸리와 수준 높은 맛의 안주

'월향' 1호점은 '맛과 멋'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곳이다. 보통의 막걸리집이 시중에 유통되는 포장된 막걸리를 판매한다면, '월향'은 직접 제조한 유기농 막걸리를 판매한다. '월향'하면 빼놓을 수 없는 달콤한 꾹 막걸리를 비롯해 각 지역의 장인들이 만든 막걸리도 만날 수 있다.

월향의 매력 포인트 1. 내입맛대로 고르는 막걸리!

'월향'에서는 막걸리를 단계별로 추천한다. 물론 따로 원하는 막걸리를 주문해 마실 수 있다. 하지만 '월향'을 찾는 초보 손님이라면 '단계별 막걸리' 추천을 따라보는 것도 좋다. '단계별 막걸리' 코스는 한 가지라고 생각했던 '막걸리'의 맛이 이토록 다양했었나를 새삼 깨닫게 되는 코스다.
단계별 막걸리는 총 5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충남 홍성의 유기농 현미로 담근 '월향 생막걸리'다. 탄산감이 적고 부드러운 질감을 가지고 있다. 도수는 6도로 낮은 편이라 막걸리 초보자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 2단계는 '월향 특주'다. '월향 막걸리'와 '월향 원주'를 배합한 술로 약 10도가량의 도수를 갖고 있다.

3단계는 '월향 탁주'로 감미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아 전통적 맛과 향이 강한 막걸리다. 달지 않은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도수는 12도다. 4단계는 '월향 원주'다. 물과 첨가물을 섞지 않은 모주(母酒)다. 건강음료로 따지면 '원액' 정도로 말할 수 있다. 모주 특유의 독기가 서려 있는 술이라 꽤 독하다. 이 막걸리는 메뉴판에서도 '대취'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고 문구가 있으므로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은 피하도록 하자. 마지막 5단계는 '월향 청주'다. '월향 원주'에 감압기를 사용해 직접 뽑은 술이다. 맑은 술 특유의 깔끔함이 느껴진다. 5단계 다운 품격과 맛과 향을 자랑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월향'은 전통 수제 막걸리와 전국 각지의 명주를 만날 수 있다. 수제 막걸리로는 무형문화재 송명섭이 만든 '송명섭막걸리'와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의 공식 건배주였던 '복순도가막걸리', 삼척 이학수 할머니가 직접 빚은 '호박막걸리' 등이 있다.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막걸리는 마시는 것만으로도 고급스러워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기타 전국 명주로는 부산의 '금정산성 막걸리, 충남 공주 '알밤 막걸리', '소백산 대강 막걸리', 충북 덕산 '덕산 막걸리' 등이 있다.

에디터의 강력 추천 막걸리는 '월향 꿀 막걸리'와 '소백산 대강 막걸리'다. '꿀 막걸리'는 쓴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이들에게 강력 추천할 만하다. 노란 막걸리에 부드럽게 녹아든 막걸리는 '술도 이렇게 달콤하게 술술 마실 수 있는 것'이라는 신세계를 안겨준다. 부드럽게 목을 감싸고 넘어가는 상쾌한 향도 좋다. 하지만 달콤한 맛에 많이 마셨다가는 취하고 마니 조심해야 한다.

'소백산 대강 막걸리'는 진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톡 쏘는 청량감에 알싸한 막걸리 특유의 시원스러움이 배어있다. 깊고 진한 맛이 혀를 감싸면서 목으로 넘어가는 힘이 정말로 소백산의 청명한 기운이 느껴지는 듯하다. 소백산 대강 막걸리'는 故노무현 前대통령이 사랑했던 막걸리로도 알려졌다.

월향의 매력 포인트 2. 맛깔나는 안주들

'월향'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안주다. 술 먹는 게 괴로운 사람들의 유일한 위로는 안주다. 같이 동행해야 하는 사람이 술을 전혀 못 하는 사람이라면, '월향'은 진실로 강력 추천할 만한 곳이다. 안주의 질이 매우 훌륭하다.

술집에서는 술이 핵심이라 안주가 등한시되기 쉽다. 반면 '월향'의 안주는 고급 호텔의 그것과 비교될 만큼 훌륭한 퀄리티를 자랑한다. 정성스러운 데코레이션은 물론이거니와 끈임 없이 개발되는 새로운 메뉴들도 '월향'을 찾는 큰 기쁨이다.

에디터가 강력 추천하는 안주는 '두부 김치'와 '모듬전'이다. 이 두 가지 음식은 막걸리와 잘 어울리는 음식으로도 유명하다. 막걸리는 본래 텁텁한 맛이 있기 때문에 그와 조화되는 매운맛의 음식이나 기름기가 조금 있는 음식이 좋다. 때문에 자주 언급되는 막걸리 안주로는 홍어, 두부 김치, 전 등이 있다.

'두부 김치'는 두부와 양념 된 돼지고기볶음, 볶은 양파가 나온다. 방금 갓 만들어 낸 듯한 뜨끈하고 부드러운 두부와 양념이 고루 밴 쫄깃한 고기, 사각이는 양파의 만남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월향'을 찾으면 꼭 찾게 되는 안주 중 하나다.

'모둠전'은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새송이버섯, 명태, 호박, 고추, 깻잎전 등이 복스럽게 담겨서 나오는데, 그 등장만으로도 탄성이 절로 나온다. 가운데 소복이 담긴 샐러드는 전의 기름기를 싹 잡아준다. 아삭이는 식감의 호박전은 물론이고, 동그랑땡 역시 구수한 고기 향이 고스런히 담겨있다.

'월향'에는 그 외에도 '검은콩 마약두부', '묵은지 탕수육', '백김치 두룹롤' 등의 인기 메뉴들이 손님을 반긴다. '월향'의 안주는 다른 곳보다 가격이 센 편이지만, 맛을 생각하면 그 가격을 기꺼이 치르게 된다. '월향'은 높은 수준의 맛과 잘 정돈된 분위기로 손님 대접, 친구와의 소박한 술자리, 남녀 간의 데이트 모두 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오늘 술 생각이 난다면 맛난 안주와 함께 막걸리 한 잔, 어떨까?